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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해커조직으로 이름을 날린 ‘어나니머스(Anonymous)’ 조직원 25명이 지난 2월 인터폴에 의해 검거됐습니다.

인터폴 주도로 유럽과 남미 경찰과 공조해 벌인 성과입니다.

인터폴은 유럽과 남미 15개 도시에서 ‘언마스크(Unmask)’라는 작전명으로 대대적인 검거작전을 벌여, ‘어나니머스’가 벌인 해킹, 디도스(DDoS, 분산서비스거부) 공격 등에 가담한 용의자들을 체포했습니다. 

이 작전에는 지난해 4월 콜롬비아에서 어나니머스의 디도스 공격이 발생한 것을 계기로 콜롬비아를 포함해 도미니카 칠레 스페인 아르헨티나 5개국이 참여했다고 합니다.

이 작전을 주도한 하이메 안시에타(Jaine Ansieta) 인터폴 재정·하이테크범죄 분과 부국장이 최근 방한했습니다. 그는 지난 26일부터 27일까지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와 인터폴이 공동 개최한 ‘2012 국제사이버범죄 심포지엄’에서 이 수사사례와 시사점을 풀어냈습니다. 

안시에타 부국장은 이 자리에서 “당시 작전으로 인터폴은 15개 도시에서 47건의 가택을 급습했고, 32명을 체포했다. 아직도 이들을 대상으로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놀라운 점도 공개했는데요. 이들을 검거한 지 넉 달이 지난 아직까지도 압수한 휴대폰·IT시스템 등을 이용한 데이터분석을 못하고 있고, 기소할 방법도 결정하지 못했고 합니다.

공조수사는 성공적으로 벌여 용의자들을 검거하긴 했는데, 피의자를 기소하고 처벌하는 국제적인 사이버범죄 관련 사법체계와 절차가 아직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안시에타 부국장은 “국가마다 사법체계가 다르다보니 어떠한 사법체계를 적용해야 할 지, 기소 주체는 검찰이 해야할 지, 경찰 또는 지방법원이 할 지 합의가 되지 않았다”며, “사업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며, 공조시스템이 아직은 부재하다”고 말했습니다.

다음 단계로 이 작전에 참여한 수사·경찰관들이 모임을 갖고 데이터 분석을 포함해 국가 간 수사공조·조율 시스템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사이버공격은 이미 특정한 국가나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어나니머스’처럼 전세계에 걸쳐 활동하는 국제해커조직이 존재하고 있지요. 어떤 국가나 기업도 공격자들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표적로 대규모 개인정보를 유출한 SK커뮤니케이션즈, 넥슨 사건이 아직까지 제대로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는 큰 이유 가운데 하나도 해당 공격자가 우리나라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많은 디도스, 해킹 및 개인정보유출과 같은 사이버범죄도 국가 간  공조수사가 아주 중요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선 어려운 점이 너무나 많지요. 국가마다 법체계가 다르고 정치·사회적인 입장과 문화도 다르다보니 공격자들보다도 국가라는 경계를 넘어 서로 공조하기 어려운 상황에 있습니다.

공격근원지로 간주되는, 또는 범죄용의자가 있는 국가에서 협조해주지 않으면 우리나라에서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경우에도 수사가 어렵다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안시에타 부국장은 “만일 디도스 공격을 범죄로 간주하지 않는 국가가 있다면 수사를 함께 진행하기 어렵다”는 것을 예로 들었는데요. 실제로 디도스를 범죄로 여기지 않는 국가가 있다고 합니다.

그는 “전세계 사법체계가 ‘우리’의 편에 서있지 않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토로하면서 “실질적으로 공조할 수 있도록 사법부를 포함한 법조계, 국회 등 정치권에서 함께 이를 위해 논의해야 하며, 학계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안시에타 부국장이 한가지 더 강조한 것이 민간의 협조입니다.

사이버공격은 국가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심각한 문제가 됐지만 공격대상이 기업인 경우가 많습니다. 기업의 경우, 자칫 회사 이미지나 비즈니스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정보를 공개하는 것을 꺼립니다.

안시에타 부국장은 “민간이 열의를 갖고 참여해야 사이버범죄 수사가 진전될 수 있다”면서 “사회 전체가 힘을 합쳐 변화를 이끌어 내 사이버범죄 조직범죄를 무찔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2012/07/01 16:28 2012/07/01 16:28